모의투자로 3개월간 연습해본 결과와 깨달은 점
실전 계좌를 열기 전, 저는 석 달 동안 모의투자 앱 하나로 매일 매매 기록을 남겨봤습니다. 숫자는 가짜였지만, 그 안에서 발견한 제 습관은 진짜였습니다.
주식을 시작하기 전에 다들 "일단 소액으로 해봐라"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. 그런데 저는 소액이라도 실제 돈을 잃는 게 무서워서, 먼저 모의투자로 3개월만 연습해보기로 했습니다. 결과부터 말하면, 이 3개월은 수익률과는 별개로 제 매매 습관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시간이었습니다.
1개월 차 시작
가상의 시드머니로 시작했다는 걸 알면서도, 첫 주에는 이상하게 손이 떨렸습니다. 실제 돈이 아닌데도 화면에 찍히는 파란 숫자, 빨간 숫자에 감정이 그대로 반응했거든요. 이때 처음으로 깨달은 게 있습니다. 문제는 '돈의 액수'가 아니라 '숫자가 움직이는 걸 보는 제 반응 방식' 자체였다는 것입니다.
기록을 보면 평균 보유 기간이 2.3일밖에 되지 않았습니다. 종목을 사고 나서 조금만 오르면 바로 팔고, 조금만 떨어져도 불안해서 팔았습니다. 3주 차 일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.
"오늘도 5% 오르자마자 팔았다. 왜 이렇게 빨리 파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."
지금 다시 읽어보면, 저는 수익이 나는 게 좋아서가 아니라 '수익이 사라질까 봐' 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.
2개월 차 관찰
둘째 달에는 매매 자체보다 기록하는 데 더 집중해보기로 했습니다. 살 때와 팔 때 반드시 이유를 한 줄씩 남기는 규칙을 스스로 정했는데, 이게 생각보다 효과가 컸습니다. "이유 없이 산 매매"가 얼마나 많은지 숫자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.
11번의 매매 중 4번은 매수 이유 칸에 제대로 된 문장을 쓰지 못했습니다. "그냥 오를 것 같아서", "차트가 좋아 보여서" 정도가 전부였죠. 그리고 공교롭게도 손실의 대부분이 바로 그 4번의 매매에서 나왔습니다.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명확한 패턴이었습니다.
가장 크게 반성했던 순간
2개월 차 셋째 주, 보유 종목 하나가 하루 만에 8% 넘게 빠진 적이 있습니다. 실제 돈이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텐데, 모의투자였던 덕분에 오히려 차분하게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. 그리고 그 종목은 일주일 뒤 원래 가격을 회복했습니다. 만약 실전이었다면 저는 아마 패닉에 빠져 저점에서 팔았을 것 같습니다. 이 경험 하나로, '왜 손실을 못 견디는 성격을 미리 파악해두는 게 중요한지'를 몸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.
3개월 차 변화
마지막 달에는 의식적으로 두 가지만 지켜보려 했습니다. 첫째, 매수 전에 목표 매도가와 손절가를 먼저 정해두기. 둘째, 하루에 세 번 이상 시세를 확인하지 않기. 이 두 가지만 지켰는데도 매매 횟수 자체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.
수익률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지만, 저에게 더 인상 깊었던 건 매매 횟수가 18회에서 6회로 줄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. 덜 사고 덜 팔았을 뿐인데 계좌가 훨씬 덜 흔들렸습니다.
3개월을 마치고
3개월간의 기록을 쭉 펼쳐놓고 보니, 제가 정말 배운 건 '어떤 종목을 사야 하는가'가 아니라 '나는 어떤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무너지는가'였습니다.
- 숫자가 가짜여도 감정은 진짜로 반응한다는 것
- 매수 이유를 글로 못 쓰는 매매는 대부분 손실로 이어졌다는 것
- 목표가를 미리 정해두는 것만으로 매매 횟수와 변동성이 함께 줄어든다는 것
모의투자라서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, 저는 오히려 반대였습니다. 돈을 잃는 두려움 없이 제 매매 습관을 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. 이제 실전 계좌를 열더라도, 이 3개월의 기록을 자주 다시 꺼내 볼 것 같습니다.
비슷하게 모의투자로 연습해보신 분들 계시다면, 어떤 습관을 발견하셨는지 댓글로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.
